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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산자니 이란 전 대통령 '실패한 선거가 혼란 초래'

이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성직자 중 한명인 알리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사진) 전 대통령이 이란 사태가 일어난 지 2주 만에 말문을 열었다. CNN은 29일 이란 관영 IRNA 통신을 인용 라프산자니가 지난 12일 대선 이후 촉발된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세력들'이 군중과 정부 간 균열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반정부 시위대의 막후 실세로 지목돼 온 라프산자니는 이날 1981년 6월 28일 이슬람공화당사 폭발사건 희생자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과 제도 간 간극을 만들고 이슬람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약화시키려는 의심스러운 세력에 의해 난잡한 혼란이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부정선거 조사 기간을 연장한 것과 관련 대선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설득력을 얻기 위한 가치 있는 결정이라며 모든 의혹이 불식될 수 있도록 후보들의 협조하에 조사가 매우 공정하고 정당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라프산자니의 이번 발언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재선 승리에 불복하는 반정부 시위가 촉발한 지 보름여 만에 침묵을 깨고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개혁파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를 지지했던 라프산자니는 대선 후 은둔 심지어 지난 19일 반정부 시위에 동조한 딸 파에제 하셰미가 체포됐다 풀려나는 사건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라프산자니의 이례적인 입장 표명은 이란 지도부 간 권력투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09-06-29

이란 헌법수호위 재검표···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재선 '확정'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부분 재검표 끝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재선을 확정했다. 그러나 낙선자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는 헌법수호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수용치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대선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 헌법수호위 "아마디네자드 당선 확정" =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지난 12일 대통령선거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당선됐음을 확정했다고 국영 방송 IRIB가 29일 보도했다. 아야톨라 아마드 자나티 헌법수호위원회 위원장은 사데크 마훌리 내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대선 결과가 정확했음을 승인한다고 밝혔다고 IRIB는 전했다. 헌법수호위는 낙선자들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에 따라 이날 전체 투표함의 10%에 대해 부분 재검표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부정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63%의 득표율을 기록 34%의 득표율을 얻은 무사비 전 총리 등 나머지 3명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무사비는 그러나 지난 28일 헌법수호위원회의 부분 재검표로 부정선거 의혹이 규명되진 않을 것이라며 조사결과를 수용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 아마디네자드 시위사망자 사인 조사 지시 =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 대선결과에 반발하는 시위현장에서 숨져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여대생 네다 아그하 솔탄의 사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사법부에 당부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가슴 아픈 사건에 대해 조작된 보도 또는 외국 언론에 의한 선동이 있었다면 이는 적들의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며 "사법부가 철저한 조사로 배후를 추적 그들을 엄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과 약혼자는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고위성직자 아야톨라 아흐메드 하타미는 시위대가 선전선동 목적을 위해 네다를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고 멕시코 주재 이란 대사인 하산 가디리는 네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미 중앙정보국(CIA)이나 다른 정보기관에 있다고 주장했다.

2009-06-29

이란 사태 2주째···시계 제로, 무사비는 '사면초가'

이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지 26일로 2주일이 됐지만 이란의 정국은 여전히 혼미한 상태다. 대선결과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확산돼 개혁파의 바람대로 재선거가 치러질 수 있을지 아니면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이란 당국의 살인적인 강경진압에 짓밟히는 쪽으로 사태가 마무리될지 어느쪽도 예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시위의 중심에 있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현 정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었던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도 정부의 초강경진압으로 급격히 위축됐다. 이슬람혁명 이후 30년만에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연일 이어졌지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시위 엄단 방침을 밝힌 지난 19일 이후에는 수백여명이 시위를 위해 모였다가 그마저도 곧바로 강제해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불리하게 변한데는 무사비의 지극히 조심스런 행보도 한몫했다. 무사비는 지난 15일 시위 중 7명이 숨져 이번 사태 이후 첫 희생자가 발생했을 당시 "폭력시위를 자제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일 엥겔랍광장에서 추가로 시위 참가자 10여명이 숨지고 시위현장에 있던 여대생 네다 아그하-솔탄의 사망 순간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돼 시민들의 분노가 일파만파로 퍼질 때도 "경찰 민병대도 우리의 형제"라며 평화시위를 재차 촉구했다. 국민들의 분노로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었던 여러차례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사면초가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강경 진압 핵심 하메네이 아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이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의 중심인물이라고 'LA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란의 핵심 보안조직인 혁명수비대와 바시지 민병대를 배후에서 지휘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란 분석가들과 반체제 인사들은 모즈타바가 이슬람 혁명 후 이란에서 이슬람 이데올로기 못지않게 중요해진 보안과 정보 분야에서 정치적 성향을 키웠고 아버지 하메네이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메네이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된 후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료조직들을 만들었고 아들 모즈타바는 이 관료조직에서 숨은 실력자로 성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이가 40대 또는 5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모즈타바는 지난 2005년 이란 대선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후보를 강력히 지지 아마디네자드가 라프산자니 같은 다른 쟁쟁한 보수파 후보들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2009-06-25

[윌셔 플레이스] '이란 소녀'와 '네이팜 소녀'

"전쟁터에서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카메라다." 미국의 포토 저널리스트 에디 애덤스가 유언처럼 남긴 말이다. 그는 1968년 2월 '사이공식 처형' 사진을 보도해 퓰리처상을 받은 AP 통신의 종군기자. 월남 경찰국장이 손이 뒤로 묶인 베트콩을 향해 무덤덤한 표정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셔터를 눌렀다. 전쟁에 대한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사진 한 컷. 베트남전을 '자유' 월남과 '공산' 월맹 간의 대결구도로 몰고 가려했던 미국의 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진은 반전시위에 불을 지펴 미국은 이후 베트남의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 4년 후 사진 한 장은 또 한 번 세계를 경악으로 몰아 넣는다. 이른바 '네이팜 소녀'로 불리는 사진 때문이다. 월남군의 공습으로 온몸에 중화상을 입은 아홉 살 짜리 어린이가 벌거벗은 채 거리를 달리는 모습을 AP통신의 닉 우트기자가 카메라로 담아냈다. 사진 설명은 짤막했지만 그 어떤 빼어난 글보다 더 생생하고 치열했다. 겁에 질린 소녀가 울부짖으며 한 말은 두마디. "정말 뜨거워요 살려주세요." 사진은 전 세계로 타전돼 전쟁의 야만성과 비극을 고발했다. 1972년 들어서 베트남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자 닉슨은 극단적인 처방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원폭 투하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 그러나 이 사진으로 인해 미국은 핵 사용은 커녕 베트남 철수의 수순을 밟게 된다. 최강의 군대가 흑백사진 두 장의 힘에 굴복하는 수모를 당하고 만 것이다. 이처럼 격동의 순간을 카메라로 잡아 역사의 물줄기를 요동치게 만든 포토 저널리스트. 요즘은 카메라 대신 휴대폰을 든 '시티즌 저널리스트' 곧 '시민기자'들이 불의의 현장을 두눈 부릅뜨고 지키고 있다. '이란 여대생' 네다의 죽음도 그와 함께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평범한 시민이 셀폰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게 국제사회를 분노하게 만든 것이다. CNN도 못한 일을 해 낸 시민기자들. 네다의 마지막 순간이 담긴 동영상은 유튜브와 페이스 북 등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퍼져나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정치적 행동주의자와는 거리가 멀었으나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선 가슴에 총탄이 박힌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겠다며 시위에 참가했다가 불행히도 그렇게 죽어갔다. '이란 여대생'은 죽어서 '민주화의 성녀'로 불려지게 됐지만 '네이팜 소녀'는 기적적으로 살아나 평화의 전도자로 거듭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킴 푹. 14개월동안이나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미국인 의사의 수술로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월남 패망후 그는 공산정권 하에서 반미.반제국주의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푹은 훗날 한인의 도움으로 캐나다에 망명 이젠 서방세계에서 자유를 길게 호흡하며 살고 있다. 무려 열일곱 번의 수술로 인한 고통으로 세상을 증오했다는 푹. 얼마 전 남가주 뉴포트비치의 리버티 침례교회에서 신앙간증을 했다. "그리스도를 영접한 후 나는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게 됐다. 그제서야 비로소 행복과 사랑이 보였다." 중년의 나이를 훌쩍 넘긴 푹은 "나를 더 이상 전쟁의 상징으로 기억하지 말아달라"며 유엔의 친선대사로 변신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폭력이 있는 곳에 화해를 독재가 있는 곳에 정의를…. 마치 네다가 못다 이룬 꿈을 자신의 몫처럼 생각하며.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미래는 우리가 가꾸고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란 여대생'과 '네이팜 소녀'가 오늘의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은 이게 아닐까.

2009-06-24

숨진 '이란 천사' 반체제 상징으로···추도행사 당국서 방해

대통령 선거 부정 투개표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란의 테헤란에서 총격상을 당하고 거리에 쓰러져 숨진 '이란의 천사' 네다(사진)가 절명하는 마지막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로 계속 확산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제 그녀는 동시에 인터넷에서 '이란의 천사' 칭호와 함께 반체제운동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네다의 약혼자가 영국 BBC 페르시아어 방송에서 밝힌 인터뷰 내용은 이렇다. "20일 차를 타고 테헤란 시내를 지나고 있던 네다는 시위현장 부근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그녀는 지열로 인해 뜨겁게 달궈진 차 내부의 열기를 참지못해 잠시 차에서 내렸다. 그때 보수파 민병조직 바시지가 쏜 흉탄이 그녀의 가슴을 관통해 요절케 했다." 총에 맞고 쓰러진 네다를 살리기위해 "걱정 말라" 라고 안심시키던 주위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 그녀는 몇분후 끝내 숨을 거두었다. 결국 그녀는 이란 당국이 시위 희생자를 위해 마련한 테헤란 남부의 묘지에 묻혔다. 한편 그녀의 약혼자와 가족은 22일 모스크(이슬람 예배지)에서 추도행사를 계획했으나 네다가 시위탄압의 '반체제 상징적 존재'가 된 것을 알고 이를 경계한 이란 당국과 바시지가 행사를 강제로 무산시켰다.

2009-06-23

이란 사태, 라프산자니(전문가 위원회 의장)가 새로운 '태풍의 눈'

“라프산자니가 하메네이의 축출을 시도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21일 아누시 에테샤미 영국 더햄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AP통신도 이날 “라프산자니가 이란 사태의 ‘막후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이란 사태의 새로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라프산자니는 ‘이슬람 혁명의 아버지’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현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같은 ‘혁명 1세대’다. 1989~97년 대통령도 연임했다. 하지만 성향은 두 사람과 다르다. 경제를 중시하고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보여 ‘중도 실용주의자’로 꼽힌다. 이번 대선에선 개혁파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를 공개 지지하며 돈줄 역할을 했다. ◆이란의 막후 실력자= 라프산자니는 국가임시조정위원회와 전문가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다. 국가임시조정위원회는 선출직인 의회와 비선출직인 헌법수호위원회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정부 정책을 감시하는 기구다. 성직자 86명으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의 힘은 더욱 막강하다. 최고 지도자의 임명·해임권을 갖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합법적으로’ 쫓아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의장이라고 라프산자니가 전문가위원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위원회에서 라프산자니파와 하메네이파는 각각 4분의 1 정도로 엇비슷하다. 나머지는 중도파다. 하지만 올 3월 전문가위원회 의장 선거에서 보수파에 압승했던 라프산자니가 이번에도 중도파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할 경우 하메네이에게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된다. 라프산자니의 또 다른 힘은 경제력에 있다. 미국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브스’는 2003년 그를 ‘이란 최고의 부자’로 꼽으면서 그와 그의 일가를 ‘이란 정부 뒤에 숨은 진짜 권력’으로 묘사했다. 하메네이와 아마디네자드가 라프산자니를 못마땅해하면서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유다. ◆언제 침묵 깰까= 라프산자니는 선거가 보수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나고, 무사비 지지자들이 투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주일 넘게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서정민 교수는 “라프산자니가 쉽게 정치적 입장을 밝히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기업가이기 전에 종교 지도자다. 섣불리 반하메네이 대열에 동참했다간 종교계 보수파에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라프산자니의 딸 파에제 라프산자니 등 일가 4명을 체포했다가 21~22일 풀어준 사건이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부는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라는 명분을 달았지만 라프산자니로서는 모욕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방 언론들은 라프산자니가 침묵을 깨고, 행동에 나설 경우 정국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09-06-22

이란 하메네이 '시위 강경대응' 선거부정 일축···아마디네자드 지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9일 지난 대선 투표에서 승리한 것으로 발표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의 재선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이란 국민에게 시위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테헤란 대학에서 열린 금요예배에 참석해 "이번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졌기 때문에 시위 사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거리시위 중단을 국민에게 요구했다. 그는 "시위가 계속될 경우 상응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언급 향후 시위사태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하메네이는 "정치 지도자들은 극단주의 행위에 따른 유혈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밝혀 이번 시위사태를 주도한 개혁파 정치인들에게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또 "선동되면 올바른 길을 찾기가 어렵고 이제 이란 국가는 평온이 필요하다"며 "선거 결과는 거리가 아닌 투표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또 "지난 대선에서 이란 국민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을 뽑았다"며 "이란의 법은 결코 투표 조작을 허용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대선에서 전체 4000만표 중 2450만표를 얻어 당선됐다며 "1100만표를 어떻게 조작할 수 있겠느냐"면서 개혁파 후보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 측에서 제기해온 선거부정 의혹을 일축했다. 나아가 하메네이는 "나의 대내외 정책관은 다른 누구보다도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정책관에 가깝다"며 보수파인 현 대통령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또 서방 일각에서 제기된 이란 지도층 내 갈등 의혹과 관련 "이란 내 고위 지도자들 간에 균열은 없고 다만 견해차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지난 대선은 종교적 민주주의가 유효한 제3의 길임을 보여줬다"며 "하지만 이란의 적들은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이슬람 체제의 적법성을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개혁세력은 지난 12일 대선에서 보수파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개혁파 후보인 무사비 전 총리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한 것으로 투표결과가 나오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1주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란 뉴스통신 ISNA는 테헤란 시 당국이 오는 20일 예정된 야권세력의 집회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무사비 전 총리를 지지하는 개혁세력은 아직 하메네이의 연설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런던 주재 이란 대사를 소환 시위를 금지한 하메네이의 연설에 대해 항의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실망감을 나타냈다.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란 민병대와 보안군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적법 절차에 따를 것을 촉구했다.

2009-06-19

무사비는 '이란의 간디?' 반정부 상징으로 떠올라

'이란의 간디' '이슬람 혁명의 혼혈아' '우연히 지도자가 된 사람'. 이란 반정부 시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미르 호세인 무사비(사진) 전 총리에 대한 엇갈린 평가다. 무사비의 지지자들은 그를 반정부 시위의 상징으로 떠받들고 있지만 서방의 시각에서 보면 그는 자유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 이슬람혁명을 주도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전 최고지도자를 추종하는 보수강경파로 정치에 입문했다. 1980년대 총리 재임 시절에는 적극적으로 핵 개발에 나섰다. 혁명 초창기의 선동적인 급진주의를 이제 완화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신념은 대단히 깊다. 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반목을 빚고 20년간 정치판을 떠나 있다가 대선 직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에 맞서는 중도파 대항마로 급부상했을 뿐이다. 무사비는 원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 스타일은 아니었다. 조용한 성격의 건축가 겸 교수 출신이다. 그림 그리기와 영화 감상이 취미다. 이라크와의 전쟁 시절 총리를 맡았던 경험이 그의 변신을 이끌었다.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3500만 명의 국민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은 그로 하여금 어떤 힘든 결정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는 선거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때 아무도 그에게 맞서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말하는 걸 겁내지 않는다"며 아마디네자드를 면전에서 공격했다. 무사비는 대표적인 개혁파 지도자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과 비교돼 왔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그가 하타미보다 더 굳세게 정부에 맞서고 있다고 말한다. "하타미보다 덜 개방적이지만 더 행동적인 사람"이라는 게 정치 분석가 나세르 하디안의 평이다. 김한별 기자

2009-06-18

이란 사태 19일이 고비···사위 희생자 추모 집회 수십만 운집

이란 대통령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가 18일 테헤란 주요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수십만 명이 참여해 지난 13일 투표 결과 발표 이후 엿새째 시위를 이어갔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날 집회는 보수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패한 뒤 선거 불복 운동을 이끌고 있는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대규모 추모 시위 촉구로 이뤄졌다. 무사비는 인터넷 웹사이트에 "추모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으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은 목요일과 금요일이 주말이다. 무사비가 대규모 군중 동원이 가능한 주말 휴일을 맞아 아마디네자드를 압박하기 위한 공세를 펼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무사비와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은 17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체포된 모든 시위 가담자를 석방하고 시위대에 대한 폭력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위대들은 이날 친정부 민병대의 발포로 숨진 7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무사비의 선거 운동 상징색인 녹색의 손목 밴드와 머리띠를 한 채 도심 광장에 모였다. 이들은 '아마디네자드가 표를 훔쳐갔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내를 행진하며 침묵 시위를 벌였다. 오늘(19일)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직접 금요 예배를 주관키로 예정돼 있어 이란 시위가 중대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하메네이가 제시할 국민 화합 방안이 대선 이후 촉발된 시위 사태를 봉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09-06-18

이란 경찰, 시위대 7명 사살···대선 결과 충돌 사태 지방까지 확산

이란 대통령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7명이 총격에 숨지는 등 이란 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부분 재검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개혁파 진영과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에 맞서 친정부 시위대도 16일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벌임에 따라 시위대와 경찰은 물론 시위대 간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시위대 7명 사망= 15일 아자디 광장 인근 바시즈 민병대 초소에서 시위대를 향한 발포로 7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이란 프레스TV가 보도했다. 발포는 10만여명의 대규모 군중이 참여한 집회가 마무리될쯤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일부는 대선결과에 항의하는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연료통을 들고 초소에 접근하다 총격을 받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테헤란 대학 캠퍼스 기숙사에 경찰이 난입 집회에 참석했던 학생들 중 여러명을 사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결과 항의시위 지방까지= 대선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는 수도 테헤란뿐 아니라 지방까지 번지고 있다. 이스파한에서는 수백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다 경찰서와 혁명재판소 건물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개혁파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16일에도 대규모 군중집회를 가졌다. 아울러 강경보수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가지며 지지자 간 충돌이 일어났다. ◇일부 투표함 재검표 준비 = 시위가 격화되자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시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재검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헌법수호위원회가 62.6%의 득표율로 승리한 아마디네자드의 대선 승리 자체를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무사비 역시 "투표함 몇개를 재검표하는 것보다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며 헌법수호위원회의 평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개혁파 탄압 심화 = 이란 당국은 13~14일 이슬람 이란 참여전선(IIPF) 등 개혁파 진영 지도자 10여명을 불법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16일에는 무사비 캠프에 참여했던 모하메드 알리 압타히 전 부통령을 체포했다. 이란 당국은 허가되지 않은 '불법시위'에 대한 취재를 허용치 않겠다며 외신 기자들의 광장집회 접근도 가로막고 있다. 한편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6일 러시아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SCO) 회의에 참석 국내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2009-06-16

'한국 축구 20년 만에 무패 본선 진출'···17일 이란과 월드컵 예선 최종전

한국 축구가 20년 만에 '예선무패 본선진출'의 역사를 되살리기 위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한국팀은 17일 새벽 4시(LA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B조 최종 예선 마지막인 8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4승3무(승점 15)를 기록 이란(승점 10)전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라 무패로 예선일정을 마무리하는 일만 남았다. 한국이 월드컵 예선에서 무패로 본선에 올랐던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뿐이다. 당시 이회택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1989년 5월 시작한 아시아지역 1차 예선에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네팔을 상대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를 치러 6연승(25골ㆍ무실점)으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최종예선에서도 3승2무(5골1실)로 본선 진출권을 획득 1차 예선까지 합쳐 총 11경기 연속 무패(9승2무)로 이듬해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대표팀은 본선에서 3연패(1골6실)로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탈락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고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오랜 만에 찾아온 '월드컵 예선전 무패'의 기회를 맞아 이란과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없어서 허 감독은 최상의 전력으로 예선 무패 달성에 도전할 수 있다. 이란을 이기면 20년 만에 예선전 무패라는 쾌거를 달성할 뿐 아니라 이란과 역대 전적(8승6무8패)에서 앞설 기회를 얻는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4승7무5패)와 이란에만 역대전적에서 뒤지고 있다. 허 감독은 이란과 경기에 지금까지 기용했던 박주영-이근호-박지성 등의 베스트 11을 크게 흔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란 역시 한국과 최종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진출의 마지막 희망을 살릴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공세로 나설 전망이다.

2009-06-15

여유있는 한국 VS 비장한 이란

17일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 한국과 이란이 상반된 훈련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두 팀은 결전을 사흘 앞둔 14일 파주 NFC에서 구슬땀을 함께 흘렸다. 두팀은 이날 오전 11시 훈련을 시작했다. 한국은 청룡 구장 이란은 청운 구장에 자리를 잡고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한국은 조 1위를 확정한 반면 이란은 조 4위(승점 10점)로 반드시 한국을 이겨야 본선행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차이는 훈련 분위기로 이어졌다. 태극전사들은 얼굴은 밝았고 여유가 넘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사우디전 뒤 달콤한 2박3일간의 휴식을 취해 선수단 전체에 활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란 대표팀은 하루 전날 입국했음에도 오전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나갔다. 3팀으로 나누어 미니게임과 공격 전술 훈련을 번갈아가며 했다. 특히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중앙에서 마무리하는 슈팅 훈련에 집중했다. 네쿠남(29) 카리미(31) 하셰미안(33) 등 공격수들은 부지런히 골문을 향해 슛을 날렸다. 이란의 압신 고트비(45) 감독은 "내게 파주는 제2의 고향이다. 다시 오게 돼 기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한국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안다.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을 꺾고 월드컵에 동반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데스리가 보쿰에서 뛰고 있는 하셰미안도 한국전 필승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한국이 훌륭한 팀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 월드컵에 진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 선수들의 각오도 만만치 않았다. 이운재(36) 박지성(28) 등 주축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이미 본선진출을 확정했지만 마지막 경기를 이겨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입을 모았다. 중앙 수비수 이정수는 "이란의 공격 전술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사이드백 선수들이 쉽게 크로스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에는 좋은 공격수가 많지만 철저한 대인마크로 무력화 시키겠다"고 전했다. 한국이 한 차례 훈련으로 컨디션을 점검한 것에 비해 이란은 오후에도 훈련을 재개하며 승리에 대한 집념을 감추지 않았다. 이정찬 인턴기자

2009-06-14

'이란도 핵 이용할 권리 있다'···전 대선 후보 존 케리 의원 발언 파장

2004년 대선 후보였고 현 상원 외교위원장인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사진)의 발언이 미 정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란의 핵프로그램 계획에 대한 미국 등 강대국들의 강경 대응을 '우스꽝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 게다가 케리 의원은 "이란도 핵을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케리 의원은 "부시 전 정부의 이란에 대한 우라늄 농축 금지 주장은 우스꽝스럽다. 그것이 매우 비합리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펼쳐온 대 이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란도 핵무기 비확산 조약(NPT)의 가입국인 점을 강조하며 "그들은 평화적인 핵에너지를 보유하고 그런 목적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시 전 정부의 정책을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과장된 외교이자 상대를 더 강경하게 내몰아가는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미국 등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반대해온 국가들이 이란과 얼마만큼의 타협을 이뤄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12일 실시되는 이란 대선에서는 핵주권을 강력히 주장하는 반미 성향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과 핵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대미관계를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부시 전 정부는 이란의 핵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강경한 정책을 추진했으며 2006년에는 다른 강대국들의 지지를 받아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케리 의원은 "부시 정부의 대이란 정책이 실패함에 따라 오바마 정부는 국제적 협력을 통해 시행 가능한 요구를 제기함으로써 최소한 이란의 핵프로그램의 본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9-06-11

이란,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미국 관계에 찬물?

이스라엘을 사거리 안에 두는 이란의 신형 미사일이 성공적으로 시험발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의 의도와 향후 미국-이란 관계 및 중동 평화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은 지난 20일 이란 북부 셈난 지역에서 세질-2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사거리 2000km의 지대지 중거리 미사일인 세질-2는 2단 추진 방식에 혼합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로 기존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목표물에 이르는 정확성까지 높인 신형 미사일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지난해 11월 세질-1 시험 발사에 이어 불과 반년만에 개량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데 놀라움과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수석연구원 마크 피츠패트릭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이번 발사는 명백한 발전"이라며 "지난해 11월 고체연료 미사일 첫 시험발사에 이어 반년만에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것은 이란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순항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이란 사이에 불고 있는 훈풍 속에서도 이란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것은 대내적으로는 국민에게 '강한 이란'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현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는 다음달 12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사일 발사가 있던 20일은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대선 최종 후보 4명을 발표한 날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다. 재선을 노리는 아마디네자드는 미사일 발사 당일 북부 셈난 지역에서 "이란을 공격하는 어떤 적이든 지옥으로 보내줄 수 있다"고 강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선거운동기간 첫 일정을 소화했다. 이스라엘 및 서방국가들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야욕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이란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들 태세다.

200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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